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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련된다.
4)
대표적인 개화파인 김옥균은 『한성순보』에 게재한 사설에서 “절실
하고도 중요한 정치(政治)와 기술(技術)을 찾아보면 첫째는 위생이요, 둘째는
농무(農桑)이요, 셋째는 도로(道路)
”라고 하여 위생을 강조했다. 따라서 가축
5)
전염병을 관리하는 일은 정치에 있어 그가 강조한 첫 번째와 두 번째 부국책인
셈이다. 조선의 농업을 파악하기 위해 일제가 우선순위를 두었던 일도 전국적
인 수역(獸疫)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었다. 1907년 대한제국의 첫 국가 가축전
염병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근대 수의학 교육을 받은 일본 수의사는 이미 한반
도 가축전염병 발생 현황에 대해 조사를 끝낸 상태였다.
6)
조선시대에 소가 가지고 있던 우선적 가치는 축력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따라
서 우역(牛疫)이 발생하면 농업 생산력이 떨어지고 식량이 부족하며, 결국 사람
들의 영양상태가 나빠져 보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최대한 소를
살리고 소를 도살하지 못하게 하여(牛禁) 소의 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개항과 더불어 소는 일본과 러시아 등으로의 수출량이 급증했다. 기록
에 의하면 대한제국 시대 일본으로 수출된 조선우는 부산항에서만 1902년 520
두를 시작으로 1903년에는 663두, 1904년에는 1,303두로 증가했고, 관련 자료
를 바탕으로 추정해 보면 대한제국에서 사육되는 소의 약 4%가 일본으로 수출
되고 있었다.
소 수출은 농가의 수입원이 되었고, 농민들은 소 수출의 걸림돌
7)
인 우역(소의 전염병)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8)
. 외국의 수의사들은 검역 업무
를 이미 시작해서 가축전염병을 관리하는 전문가로서의 근대적 수의사라는 직
업과 그 역할이 대중에 알려졌다.
9)
4) 박윤재(2003). 「양생에서 위생으로-개화파의 의학론과 근대 국가 건설」, 『사회와 역사』, 63, 30-50.
5) “治道略論,” 『漢城旬報』, (1884. 7. 3).
6) 時重初雄(1907). 『韓國牛疫其他獸疫ニ關スル事項調査復命書』, 農商務省農務局.
7) 時重初雄(1907). 같은 책.
8) “함경북도(咸鏡北道)에서 외국(外國)에 수출(輸出)하는 축우(畜牛)는 매년칠팔천수)에 달(達)하여 기가액(其價額)
이 무려삼사십만환(無慮三四십萬?)이 되는고로 인민생활상(人民生活上)에 관계(關係)가 대유(大有)하더니 경
성관찰도(城觀察道)에서는 검역법반포(檢疫法頒佈)에 대하여 효충(效忠)을 표명(表明)코자 함인지 도내(道內)
에 우역(牛疫)이 발생한 양(樣)으로 농상공부(農商工部)에 보고(報告)하여 축우(畜牛)의 수출을 일체엄금(一切
嚴禁)하는 고(故)로 재정계(財政界)에 영향(影響)이 파급(波及)하여 인민(人民)의 원성(怨聲)이 파대(頗大)하다
더라”, 『대한매일신보』, (1909.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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