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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과학검역원정보지
하였고 등산티셔츠로 긴팔의 가벼운 것으로 장만하였다. 지원장님께서 수요일 오후에 등산갈 사람들은
소집하셔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각자 무엇을 가져올지 점검을 하셨다.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새신발은 피할것),여벌의 옷, 허리와 배에 벨트가 있는 등산가방, 지팡이, 수건과 모자, 초코렛 등
간식거리, 산행 후 갈아입을 여벌의 옷과 신발 등등. 난 여벌의 옷을 가져갈 생각을 못했는데 하산
해서 갈아입을 옷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에 아차 싶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 모여서 의논하고 준비하면 실수와 착오를 줄일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지리산으로 출발>
목요일 밤 11시 안양에서 모여 단체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차에서 좀 자둬야 긴 산행을 잘 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억지로 눈을 붙이려고 했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지리산 입구에 도착하여 먹은
시래기해장국도 잘 먹히지 않았다. 출발 직전부터 내리는 비는 천왕봉에 올라갈 수 있을지 걱정을 더
해주었다. 원장님도 무리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게 등반을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올라가고 싶은 맘과
괜히 무리해서 올라갔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게 아닐까 하는 맘이 교차하면서 등반 전부터
고민과 번민이 머리에 꽉 찼다. 일단 출발신호에 움직이면서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둠과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헤드랜턴을 끼고 앞사람의 발걸음만 보고 따라갔다. 김이 서린 안경이 날 더욱 힘들게
했다. 연신 수건으로 닦아도 얼굴에서 나는 땀의 훈기에 금새 김이 서려 앞이 뿌옇게 보였다. 비와 어둠
속에 뿌연 안경을 끼고 앞사람의 발걸음만 보고 따라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혼자라면 과연 내가
이런 상황속에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천왕봉 도착>
앞사람만 발끝만 보고 어찌어찌 걷다보니 1차 집결지인 법계사에 도착했다. 여기서 하산할지 아님
천왕봉까지 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옆에 계신 김미경 연구관님께서 어찌할 지를 물어보신다. 저쪽편에
지원장님과 최춘배 과장, 이득신 선생, 조수연 선생이 보인다. 출발할 때 걱정했던 것 보다는 몸이 덜
힘들 것 같고 올라온 길 내려가는데 더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그냥 올라가시죠”
라는 말이 입에서
나왔다. 김미경 연구관님도“그래 기왕 온 것 올라가자”
라고 하신다. 옷과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고
다시 올라갔다 천왕봉을 향해. 이제는 더 이상 주저할 것도 번민할 것도 없다. 오르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몸은 무거워도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진다. 올라가다 지쳐 멈춰 쉬고 있는데 지원장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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