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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물린 경우에는 뜸과 본초로 치료했다.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는 광견병
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늦은 봄에서 초여름까지 개가 발광하는데 제견(?犬, 狂犬)이라고 한다. 만일 사람
이 미친개에 물리면 발광하다가 죽는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반드시 물린 곳에 하
루 한 장씩 백일 간 뜸 백 장을 뜨고, 술, 돼지고기,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큰 화가 곧 이르러 하루 만에 죽을 수도 있으며 매우 위험한 것이니 비록 뜸을 떴
더라도 반드시 위의 약으로 잘 다스려야 한다
112)
『조선왕조실록』에서는 1405년 이담이 광견병에 걸려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광견’이 아니라 제구(?狗, 미친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우부대언(右副代言, 조선 초기 승정원에 소속된 정3품 관직) 이담(李擔)이 그의 집
미친개에게 물리어 죽었다(爲其家?狗所傷而卒). 부의(賻儀)로 종이 1백권, 쌀·콩
아울러 30석, 그리고 관곽(棺槨)을 내려 주고, 사람을 보내어 치제(致祭)하였다. 담
(擔)은 고려(高麗) 문하시중(門下侍中) 제현(齊賢)의 증손(曾孫)이다. 계유년 을과
(乙科)에 세째로 과거에 올라, 글씨를 잘 쓰는 까닭으로 항상 상서사(尙書司) 벼슬
을 맡고, 좋은 요직(要職)을 갖추 지내었다. 아들이 하나이니 이안경(李安敬)이다.
(「태종실록」 9권, 태종 5년 4월 23일 무자 2번째 기사)
광견병이라는 질병명은 근대 초기부터 사용되고 있었으며, 각종 법령, 관보, 홍
보물 뿐 아니라 언론 기사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되었다. 사람에서는 공수병
(恐水病)이라는 용어가 더 빈번하게 쓰였다. 광견병은 근대 초기 도시화와 더불
어 기존의 개 사육 환경이 변화하면서 전염병으로 그 가치가 재정립된다. 전통
적인 마을의 환경에서는 주인이 있더라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개들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도시 환경에서 인간이 제어하지 않아 거리를 돌아다니는 개들은
광견병의 원인 제공자로서 더러움이나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위생 정책
112) 대한감염학회(2009). 『한국전염병사』, 군자출판사, p107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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