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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口蹄疫)
발생(發生)을 보고
김 순 재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3월 26일 일요일 아침, 수의과학검역원으로부터 수포성 질병
에 대한 협의가 있다는 전화를 받고 매년 실시하는‘구제역 을지
도상훈련(CPX)’을 금년에는 일찍하는가 보다 하는 생각으로 서
둘러 수의과학검역원 원장실에 들렀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어딘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고 느꼈고,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파주에서 입과 코, 발굽에 수포가 생기고 유연
이 심한 증상이 젖소에서 나타났으며 구제역이 의심된다는 것이
었다.
황당한 일이었다. 잠시 말문을 잃은 채 1997년 3월에 대만에
서 돼지에 발생한 구제역을 순간적으로 머리에 떠올렸다.
‘와서는
안될 구제역이 의심된다니’놀란 마음을 가다듬으며 김옥경 원장
▲ 구제역이 최초발생했던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 마을 전경
에게 다시 구체적으로 물으니 3월 25일 신고를 받고 관계자 등 연
구진이 발생농장을 방문하여 조사한 결과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수
포성 질병이라는 것이었다.
구제역이 우리 나라에 침입해 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현실로 다
가왔는가 하는 놀라움을 느끼면서 당장 현장에 가봐야겠다는 생
각이 떠올라 병리진단과장인 김기석 박사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
갔다. 발생농장에 들어가는 입구에 경찰관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
었고 국도에서 발생농장까지는 생석회를 깔아놔 코를 맵게 자극
하고 있었다. 농장에 들어가기전 위생복, 위생화를 착용하고 농장
에 들어갔다.
감염이 의심되는 젖소를 보는 순간 과거에 퍼브라이트(pirbright)
연구소에서 본 적이 있는 구제역 임상증상이 떠올랐다. 당시 퍼브
▲ 살처분 전에 농가를 소독하는 중에 축주와 논의중인 필자(금파리 권수농장:2000.
라이트 연구소의 차폐시설 안에서는 웰컴(Wellcome) 회사에서 제
3. 26)
수의과학검역정보?
제8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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