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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온
저명 (猪鳴)
편 지
용인시농업기술센터 정홍도 소장이 경기 안성과 용인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수만마리 돼지의 고통과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축산농가들의
아픈 심정을 달래기 위해 돼지 울음소리를 뜻하는‘저명(猪鳴)’이란
시를 지어 보내왔습니다.
우린 가슴 아린 타임캡슐을 묻고 있습니다.
아카시아 꽃망울 치렁한 5월의 하늘 아래서
발굽이 두 개로 갈라진 축생 입과 혀와 코에 물집이 잡히고
발굽이 빠져나가는 재앙을 묻고 있습니다.
성하거나 앓거나 가림 없이
세상 나와 젖맛 한번 보지 못한 새끼도
탯줄이 비쳐 산고를 치르는 어미돼지도
매몰해야 한다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정 홍 도
시인
용인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묻혀야 할 구덩이 앞에 내몰린 무리
죽음을 인지한 핏발 서린 눈물은 절망 앞에 애원이고
제 핏물 튀기는 구덩이 앞에 내몰려
?전남 화순군 남면 출생
버티다 못해 울부짖는 절규에
?문학예술, 문예사조 신인상
수상, 문단 등단
주인 가슴 치는 소리
?한국문인협회, 자유시인협회,
들녘에 개구리도 울음을 그치더이다
공무원문학협회 활동
?시집 <헛된 기다림> <동백꽃
눈을 감아 떨린 팔다리 곧추 세우고
붉은 입술> 등 다수
울렁이고 울컥이는 가슴 짓눌러가며
?현 용인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백, 천, 수만의 돼지 밤낮으로 매장했던
죄업의 무덤, 우린 그 무덤을
농업인의‘타임캡슐’이라 하렵니다
길목마다 방역초소
낮에는 볕에서 밤이면 이슬에 지친 지킴이들
소독약 젖은 옷
어서 훌훌 벗고 싶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랍니다
아카시아 꽃망울 치렁한 5월의 하늘아래
우린 헤일 수 없는 재앙의 울음을 묻고…
(한국농어민신문 제1476호에서 발췌)
수의과학검역정보?
제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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