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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기획특집
핵심인력 역량강화 훈련(지리산 천왕봉을 넘어 세계로! 미래로!)
김미경, 송성옥, 이득신, 조수현 여성 4총사는 박 지원장님의 목소리에 구령이라도 맞추려는 듯 천왕
봉을 향해 한발 한발을 힘차게 내딛는 모습이 보인다. 검역원 여성 사무관 파이팅 !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올라섰으나 비와 구름에 덮여 시계가 영 좋지 못하다. 그래도 모두들 천왕봉에
올랐다는 뿌듯함에서인지 그리 기분들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
『지리산 천왕봉을 넘어 세계로! 미래로!』
라고 쓴 프랑카드를 펼치라고 소리를 지르고, 단체 사진을
찍고, 후미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비·바람 때문에 인간 방역에 한계가 올 수 있다며 이오수과장이
자꾸 내려가자고 재촉이다. 그래 장터목산장에는 비를 피할 데가 있으니 장터목에서 다시 집결하기로
하고 혹시나 원장님의 모습이 보이나하고 산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지만 역시나 보이지 않는다.
천왕봉 장터목 구간은 1주 전에 답사 왔을 때 탁 트인 시야와 고사목이 운치를 더해 무척 아름다운
구간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는데 비와 구름에 덮여 고사목만 더러 보일뿐 그 아름답던 경관은
도무지 찾아 볼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장터목 대피소에 내려오니 몇 명이 없다.
물어보니 그냥들 백무동으로 내려갔단다. 무심한 사람들, 아무리 비가 온다고 해도 등산 대회에
온 것도 아닌데 쓴 소주 라도 한잔 같이하고 같이 내려갔으면 좋으련만...
이크! 하동바위 돌계단 구간을 조심 하세요! !
날씨가 쾌청한 날도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길은 볼거리도 없고 지리하고 따분하게 이어져
재미가 없는 코스인데 오늘은 비까지 질척거리고 시야가 제로니 더더욱 따분하다.
모두들 나와 같은 생각인지 별로 쉬지도 않고 묵묵히 발길만 재촉한다. 그래도 좀 쉬엄쉬엄 가야
마지막 하동바위 돌계단 구간을 무사히 내려 갈텐데...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내 인생을 이번 지리산 코스에 비하면 어디쯤 내려가고 있는 것일까 장터목, 참샘, 하동바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내려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원장님이시다. 중산리에서는 아직 11시가 안되어
버스도 출발 안 시키고 있는데 백무동 주차장에 차가 안 보인다며 전화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약간 톤이 올라가신 목소리다. 앞서 내려간 사람들이 벌써 다 내려간 모양이다.
비는 오고 춥고 시야는 제로니까 쉬지 않고 부지런히 내려가서 그런 모양이라고 얼버무렸으나 영
마음이 찜찜하다. 궂은 날씨 때문이라고 자위해 보지만 먼저 내려간 사람들 중에는 팀원들을 리드하고
단합에 앞장서야할 팀장인 과·지원장 들도 끼어 있다고 하니 허 허 참....
중산리에 있는 정봉호씨에게 그 쪽에서도 버스를 빨리 출발시키라고 이르는 사이 내 근처에 있던
일행들은 모두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홀로된 김에 지리산에서 조난이 제일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하동바위 근처에 이르러 아무래도 낙오되는 직원들이 있을까 싶어 혼자 한참을
앉아 있노라니 몇몇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오히려 내게 어디가 아프냐고 걱정스런 눈빛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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